이 논문은 세계 2차 대전 시기 태평양 지역 군사 충돌이 심화되고 주둔 규모가 커지면서 등장하는 캠프 쇼(Camp Show)라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장르와, 이 캠프 쇼가 1945년 이후 미군 부대의 ‘현지인 캠프 쇼’라는 형태로 동아시아에 정착하게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특히 <지나의 밤>이라는 노래를 통해 미국과 일본의 중첩된 제국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식민지 전후 한국예술인들의 캠프 쇼 퍼포먼스의 특징과 변화들도 함께 살펴본다. 1945년 이후 일본 제국주의에서 아메리카합중국(미국)으로의 급속한 힘의 재편 과정에서, 그 해 8월을 기준으로 불과 몇 달 전까지 일본 제국을 위한 캠프 쇼를 공연하던 한국예술인들이 미군이라는 새로운 관객을 위한 캠프 쇼를 조직, 새로운 기대에 부흥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게 된다. 태평양전쟁 직후 일본을 향한 호의적인 아시아정책에 맞추어진 미국의 새로운 헤게모니 아래서 일제의 식민지 국가들의 관계도 재편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현지인 캠프 쇼(Korean Native Show)의 무대는 일본 제국주의의 범아시아(Pan-Asian) 이데올로기와 미국의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모순적인 논리가 뒤섞이며, 미군들에게 낯설고 이국적이지만 익숙하고 심지어 편안한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장소가 된다. 한반도 내 복잡하고 중첩되는 군사주의와 식민주의의 유산은, 그대로 한국인 캠프 쇼 엔터테이너들의 모순적인 혼종(hybrid)의 퍼포먼스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힘으로서 작용한다. 이 논문은 한국에서의 미군부대 캠프 쇼, 소위 미8군 쇼와 관련된 연구들의 연장선에서, 캠프 쇼의 역사를 한국전쟁 이전으로 확장하고, 미군부대의 캠프 쇼가 동아시아 지역에 정착하게 된 과정을 하나의 맥락에서 살펴보는 것에 의의가 있다.
This article examines the ways in which multiple traditions of camp shows and the overlapping and relational layers of Imperial Japan and U.S. presence in Korea shaped Korean entertainers’ lives after 1945, producing their idiosyncratic performances in response to rapid shifts in Korea’s relations with Japan and the United States in the 1940s-1950s. When the United States sought to reposition Japan at the top of the newly emerging American hegemonic order of Asian countries, Korean entertainers who served the Imperial Japanese Army a few months earlier found themselves performing for American soldiers. The stage of the Korean native camp shows became a “strange and exotic” yet “familiar and even comforting” place where inconsistent logics, such as Imperial Japan’s pan-Asian ideology and American Orientalist fantasy, mingled. Under the complicated legacies of overlapping militarization and colonization in Korea, militarization has constituted a structuring force that enabled Korean women camp show entertainers generating their hybrid performance styles in ironies, contradictions, and complexities. Building on postcolonial theorists’ notion of hybridity, I argue that Korean entertainers’ performances were being shaped or negotiated in contact with different audiences and expectations as well as Korean entertainers attempted to navigate the acceptable ground of performances and womanhood in the constantly changing political and ideological enviro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