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30년대 김남천의 비평과 소설을 중심으로, 그가 시도했던 방법론적 전회를 재해석하기 위해 쓰게 되었다. 주지하다시피, 김남천은 1930년대 중반 이후부터, ‘고발문학론’을 필두로 당대 문학계의 중요한 쟁점들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신의 독특한 입론을 전개시켜 나갔다. 그런 한편, 그는 소설가로서도 매우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쳐, 주목할 만한 장편소설과 중․단편 소설들을 다수 펴낸 바 있다. 따라서, 그의 문학적 실천과 그 성취에 관해서는 이미 상당한 비평적 해석과 연구 성과가 누적되어 있다.
그러한 기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하되, 이 글에서 중심적으로 논구하고자 하는 것은, 1930년대 초반의 김남천 문학에서 발생한 방법론적 전회의 본질에 관한 문제로서, 전회가 ‘인식론’적 계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음에 주목하고자 한다. 특히, 김남천의 인식론적 전환은, 그 당시로서는 조선뿐 아니라 세계 전체에 걸쳐서도 그다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던 현상학적 방법과 매우 흡사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는 점을 검토해 보려고 한다. 이 방법적 유사성은 직접적인 영향관계를 통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김남천이 당시의 창작방법론을 근본적으로 갱신(更新)하기 위해 취택했던 방법론은, 마르크스주의의 반영론에 그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그 차원을 ‘인식론’의 근본차원까지 소급함으로써, 인식론, 특히 의식작용에 관한 대상과 의식주관의 상호작용을 재정립시켰던 현상학의 철학적 태도나 방법론과 겹치는 지점이 있다. 이 글은, 그가 문학적 변신을 시도했던 「물」과 「남편 그의 동지」를 재해석하면서, 이러한 방법론적 전회의 양상과 의미를, 그 계기적 단초의 지점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해 본 것이다. 김남천은, 현상학을 제대로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판단중지나 현상학적 환원, 태도, 지향성, 신체와 의식주관 등등의 개념과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지는 못했으나, 문학에 대한 그의 갱신의 의지, 그리고 그것을 대상세계에 대한 ‘인식’의 방법론적 전환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그의 논의 속에는 현상학적 사유의 원형들이 곳곳에서 발견될 뿐 아니라, 표제를 달리 하여 제기되는 그의 다양한 비평적 아젠다에 일관되게 지속되고 있다.
The aim of this paper is to reinterpret the methodological turn of Kim Namcheon's literature in 1930's. Kim Namcheon was known as a very famous novelist as well as a very famous critic. He has published a number of notable feature novels and short stories. At the same time, he always brought new critical issues to the literary world. Therefore, regarding his literary practice and his achievements, considerable critical interpretation and research achievements have already been accumulated.
In this article, I would like to focus on the issue of the nature of the methodological turn that occurred in Kim Namcheon's literary works in the early 1930s. In particular, I would like to note that his methodological turn was centered on the “epistemology”. Most important thing of all is that Kim Namcheon's epistemological turn took a very similar form to a phenomenological method that was not widely known not only in Korea but also throughout the world at that time. This methodological similarity was not achieved through direct influence relationships. Absolutely, the methodology that Kim Nam -cheon adopted to fundamentally renew the ‘methodology of writing fiction’ at that time was based on the ‘Marxist reflection theory’. Nevertheless, in his literary theory, there is a point where it overlaps with the philosophical attitude or methodology of phenomenology that reestablished the interaction between the object of action and the subject of consciousness. I attempts to confirm the aspect and meaning of this methodological turn through his “Water” and “Husband and his comrades,” Kim Namcheon could not express his opinion using concepts and terms such as epoché (suspension of judgment), phenomenological reduction, attitude, intentionality, body and consciousness subject, etc. However, in his will to renew the mood of literature through a methodological turn, archetypes of phenomenological thought are found everywhere. And it consistently persisted in his various critical agend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