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조선일보』에 1931년 3월 13일부터 8월 14일까지 연재된 「인간궤도」를 분석하여 서술의 특징을 탐색한 것이다. 「인간궤도」는, ‘영화소설’이라는 타이틀로 연재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삽화, 만문만화를 주로 그려왔었고 이후 영화계에 진출한 안석주가 저자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안석주가 쓴 이 작품은 당대의 ‘영화’, ‘삽화 혹은 만화’, ‘소설’이 교착하면서 드러내는 양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인간궤도」는 무성영화에서 발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 변곡점에 위치한 ‘영화소설’이다. 당시 ‘영화소설’이라는 용어가 장르명처럼 쓰였지만, 외형상의 몇몇 표상을 제외하면 장르를 특화할 만한 내적 특징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었다. 그로 인해 ‘시나리오’라는 용어와 혼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안석주는 ‘시나리오’와 ‘영화소설’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글을 썼다. 당시 영화의 ‘각본’인 ‘시나리오’가 가지는 발성과 시각 표현의 한계를 ‘소설’의 차원에서 해소하고자 했다. 또한 「인간궤도」는 시간적․공간적 배경을 전면화하고 구체화하는 방식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기존 소설과의 변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안석주는 소설 읽기로 만들어지는 심상과 삽화의 보기를 통해 직접 지각되는 장면이 가지는 한계를 보완하고 극복하여 ‘보여지는 소설’로서의 ‘영화소설’을 만들어 가고자 시도한 것이다. 「인간궤도」는 당대 문화를 비판적 관점에서 해부한 작품이다. 안석주는 이 작품에서 대조, 과장 등을 통해 비판 대상을 희화화하고 풍자적으로 서술한다. 당시 안석주는 사회 문화를 비판하는 만문만화를 많이 게재했었다. 그의 만문만화는 짧은 글과 한 컷의 그림 속에 비판적 시선을 담아내기 위해 대조와 과장의 방식을 많이 사용한 풍자적 성향이 강했다. 이 만문만화를 그리면서 풍자 표현 방식에 익숙했던 안석주의 창작 방식이 「인간궤도」 서술에도 영향을 미쳤다.
This study analyzes “the Human Orbital”, which has been serialized 112 times in the Chosun Ilbo under the heading, ‘Movie-novel(映畵小說)’ from March 13 to August 14, 1931, and explores the characteristics of the description. “The Human Orbital” was not only published in the form of a series under the title ‘movie-novel’, but is a work as well that should be noted in that the author was Ahn Seok-ju who has mainly drawn illustrations and Manmun-cartoons and afterward entered the film industry. This work, written by Ahn Seok-ju, shows a cross-section of aspects revealed while interlaced by ‘movie’, ‘picture’, and ‘novel’ in the modern era.
“The Human Orbital” is a ‘movie-novel’ located at the inflection point of the transition from the silent-film era to the talkie-film era. At the time, the term, a ‘movie-novel’ was used as a genre‐like name, but the internal characteristics that would specialize in the genre were not clearly revealed except for some external representations. For this reason, it was also used interchangeably with the term, a ‘scenario’. However, Ahn Seok-ju clearly recognized the difference between ‘scenario’ and ‘movie-novel’ and wrote his works. He tried to resolve the limitations of vocalization and visual expression that the film’s ‘script’, ‘scenario,’ had at the time with a different dimension in terms of ‘novel’. He tried to overcome the limitations of images created by reading novels through illustrations.
“The Human Orbital” is a critical dissection of contemporary culture at the time. In his work, Ahn Seok-ju caricatures and in a satire fashion describes the subject of criticism through contrast and exaggeration. At the time, Ahn Seok-ju published many Manmun-cartoons criticizing social culture. His Manmun-cartoons had a strong satire tendency, using a lot of contrast and exaggeration to capture critical gazes in short texts and one‐cut pictures. The creative style of Ahn Seok-ju who was familiar with the satire expression method while drawing Manmun-cartoons, also influenced the description of “the Human Orb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