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궤도」는 당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을 통해 당대 문화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본격적인 이야기를 전개하기 전, 약 500자 정도를 할애하여 '서사'를 제시한다. '캄캄한 밤 썩은 궤목 위를 달리다 탈선하여 열차와 승객들이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새로운 궤도를 부설하고 있다'는 것이 '서사'의 내용이다. '신문보도'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으나, 작품 전체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함축한 것으로, 이 '서사'는 소설 마지막 부분의 '지금 그들 중에는 허물어진 궤도를 달리는 인간들이 있고 또 새로이 궤도를 부설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커-다란 인류역사의 발자취를 우리들의 귀에 들려줄 것'이라는 문구와 상응한다. 즉 안석주는 「인간궤도」를 통해 당대의 '발자취'를 남기고자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