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근대 초기 이중언어 표기를 활용한 저작물인 일선어 소설을 연구함으로써 그 특질과 문학사
적 의미를 구명해 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현공렴의 일선어 신소설 ????동각한매????와 ????죽서루????의 탄생 과정을 추
적하고 그 내용과 형식상의 특질에 대해 탐구하였다. 이 과정에서 ????죽서루????가 현공렴의 창작물이며, 일본어로 먼
저 창작한 후 한글로 다시 번역한 작품이라는 점 또한 새롭게 논증했다. ????동각한매????는 일본의 고전 라쿠고 ????분
시치못토이????에 토대를 둔 작품이다. 그러나 ????분시치못토이????와 ????동각한매????는 구성, 인물조형, 배경, 주제 면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번역되어 이중언어로 표기되는 과정에서 작품이 변용된 것이다. 현공렴의 창작 소설
????죽서루????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첫째, 기행문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 둘째, 개화한 세상의 풍속을 적극적으로 소
개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시각 역시 선별적으로 드러내 보여 준다는 점, 셋째, 조선의 실업 상
황에 적지 않은 관심을 드러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죽서루????의 창작 목적이 독자에게 단순한
오락거리를 제공하려는 데 있지 않고, 그들을 계몽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 근대문학사
에서 1900년대를 본격적인 신소설의 시대라 한다면, 1910년대는 상대적으로 번역과 번안이 활성화되는 시대이
다. 현공렴의 일선어 신소설 ????동각한매????와 ????죽서루????가 출현한 시기는 조중환 류의 번안소설의 출발기보다 다소
앞선다. 큰 틀에서 보면, 1900년대 출현한 신소설들과 1910년대 초반 출현한 번안소설의 사이에 현공렴의 일선
어 신소설 ????동각한매????와 ????죽서루????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동각한매????와 ????죽서류????는 대중성을 확보하면서
도 앞 시기 소설들과는 차별화된 영역에서 계몽성을 유지해간 매우 독특한 저작물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