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학자, 정치가, 목민관으로서 다양한 신분을 영위했던 어촌 심언광의 시에 나타난 자연관을 고찰한 글이다.
어촌은 포의학자로서 자연의 순리가 인간사에 구체적으로 반영되는 실체임을 시를 통해 직설적으로 토로함으로써 자연을 유학적 순리가 발현되는 공간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은 조선 전기의 김시습과 서경덕을 거쳐 이이에 이르는 유가(儒家)의 자연관을 매개하고 있다는 데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치가로서 어촌은 본인의 정치적 사상과 역사적 교훈에 기반을 두고, 한시에 자주 사용되는 일상적인 소재의 활용을 통해 천재지변과 상반된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재이로 인한 백성의 고난에 대비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는 여타 정치가에게 선정을 당부하는 역설적 강조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어촌은 목민관으로서 북방 국경 지역에 외직으로 나간 경험이 있다. 어촌은 역병과 기근으로 인한 백성들의 참상을 시를 통해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이를 해소할 수 없는 문관으로서의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는 당시 지방관들의 공통된 고뇌와 태도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촌의 시에 구현된 자연관에는 다른 목민관들과 구별되는 우국애민에 대한 실천 의지가 분명히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같이 어촌이 인식 대상으로써 자연을 대했던 관점은 포의 학자로서는 유학적 순리가 발현되는 공간이었고, 정치가로서는 천변재이가 반영되는 매체였으며, 목민관으로서는 우국애민의 실천 장으로 기능했다고 할 수 있다.
This thesis examines the view of nature described in the poetry of Sim eon-gwang, who lived a diverse life as a scholar, politician, and local administrator.
As a scholar, he directly expressed through poetry that the order of nature is a substance that is specifically reflected in human affairs. To him, nature is a concrete space where the natural principles of confucianism is expressed. This point of view has an important meaning in that it mediates the view of nature of confucianism from the early to mid-Joseon(朝鮮) period.
As a politician, he suggests preparing for the hardships of the people due to disasters by presenting a situation contrary to natural disasters through the use of everyday materials often used in poetry. This is based on his political ideas and historical lessons. In addition, it performs the function of paradoxical emphasis by asking other politicians to do politics for the people.
He has experience working in border areas as a local administrator. He realistically described the misery of the people suffering from plague and hunger through poetry. He expressed his regret as an administrator who could not solve these problems. On the other hand, through the sentiment of earnest compassion embodied in his poetry, it can be confirmed that his will to practice patriotism on the other side of his view of nature.
In conclusion, for Shim Eon-gwang, nature was a space where confucian rationality was manifested as a scholar, a medium through which natural disasters were reflected as a politician, and a place for practicing patriotism and love for the people as a local administr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