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조선어학/한국어학이라는 담론이자 지식 체계를 하나의 ‘장치’로 보고, 근대전환기 및 식민지 시기를 통해 그러한 ‘장치’가 어떻게 구축되어 갔는지를 검토한다. 조선어학/한국어학을 ‘장치’의 하나로 본다는 것은, 우선 조선어학/한국어학과 절합하는 사회적 제도나 물리적 요소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러한 장치가 과연 무엇을 볼 수 있게 하고(‘가시화’), 무엇을 말할 수 있게 하는가(‘언표화’), 더 나아가 그것이 궁극적으로 생산해 내고자 한 주체는 과연 어떤 것이었는가(‘주체화’)를 분석하는 것이 바로 장치로서의 조선어학/한국어학의 구축 과정을 해명하는 일에 다름 아닐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근대전환기 ‘국문론’과 식민지 시기 조선어학이 절합하는 중요한 사회적 제도를 근대적 공론장과 대한제국 및 조선 총독부의 언어정책으로 보고 각 시기 ‘국문론’과 조선어 연구가 가사화하고 언표 가능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장치로서의 국문론 및 조선어학이 상정했던 주체는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살펴본다.
This article considers the discourse of Korean linguistics as an ‘apparatus’ and examines how such an ‘apparatus’ was constructed during the modern transitional and the colonial period. Considering Korean linguistics as an ‘apparatus’ means, first of all, asking what social institutions or physical elements the discourse of Korean linguistics combines. And analyzing what such an apparatus enables us to see and say, and furthermore, what subject it ultimately intended to produce, is the task of elucidating the process of constructing Joseon linguistics as an apparatus. In this article, I consider the modern public sphere and the language policies of the Korean Empire and the Japanese Government-General of Korea as important social institutions that combine the ‘discourse of Korean letter’ in the modern transitional period and Korean linguistics in the colonial period, and examine what Korean linguistics in each period enabled us to see and say, and what kind of subject Korean linguistics as an apparatus assumed in the pro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