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법의 유형을 ‘분석주의(제1 유형), 준종합주의(제2 유형), 종합주의(제3 유형)’로 나누고 각각을 대표하는 인물로 주시경, 최현배, 정렬모를 드는 것은 국어학사에서 폭넓게 인정받고 있는 견해이다. 이는 물론 조사와 어미를 독립된 품사로 설정하느냐의 여부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 글은 정렬모의 문법이 이른바 ‘종합주의’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의 문법을 당대의 관점에서 재평가하는 것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흔히 ‘종합주의’라고 불리는 제3 유형은 어미를 용언의 일부로 보고 용언 어간과 어미의 결합을 ‘활용’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제2 유형(‘준종합주의’)의 방식을 체언과 조사의 결합에까지 적용한 문법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렬모는 최현배가 설정한 것과 같은 활용 개념을 인정하거나 받아들인 바가 없을뿐더러 이를 체언에까지 적용한 적은 더더욱 없다. 따라서 우리는 정렬모의 문법을 그가 동인지 ≪한글≫에 <조선어문법론>(1927∼28)을 연재하던 바로 그 당대의 관점에서 재평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또한 1950년대 이후 ‘체언+조사’의 결합을 ‘용언 어간+어미’에 상당하는 체언의 어형(語形) 변화로 보고자 하던 시각에서 정립된, 그리하여 이제는 국어학사의 상식과도 같이 인정받고 있는, 국어 문법론의 세 가지 유형 분류에 대한 재검토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작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물론 정렬모의 문법이 당대 조선어 연구의 장(場)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The literature on Korean grammar widely accepts the classification of Korean grammar theories into the Analytic Approach (Type 1), Quasi-Comprehensive Approach (Type 2), and Comprehensive Approach (Type 3), which were spearheaded by Ju Si-gyeong, Choi Hyeon-bae, and Jeong Ryeol-mo, respectively. The differences in these approaches turn on whether particles and endings are specified as independent parts of speech. Type 3, commonly referred to as the Comprehensive Approach, categorizes particles as a part of the substantive. This grammar type extends Type 2 (Quasi-Comprehensive Approach)—which views endings as a part of the predicate element and explains the fusion of the predicate stem and the ending using the concept of conjugation—to the fusion of the noun and particle. Jeol Ryeol-mo, however, neither accepted the explanations that Choi Hyeon-bae propounded nor applied Choi’s theory to nouns. As such, this essay raises questions regarding the conventional classification of Korean grammar theories and the existing critique of Jeong Ryeol-mo’s theory of Korean grammar based on such classification; in conclusion, this essay will discuss ways to more accurately characterize Jeong’s the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