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기백 역사학의 이론적 기반과 거기서 나타나는 민족·민중 개념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기백 학문의 바탕에는 독일을 중심으로 발전한 역사주의의 이론이 있었다. 역사주의의 기원에 위치하는 잠바티스타 비코는 자연과학의 실증주의적 경향을 비판하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는데, 그 영향은 훗날 독일과 일본을 거쳐 이기백에게도 전해졌다. 이기백은 일제의 식민사학을 비롯하여 기존의 여러 역사관을 비판하고, 역사주의에 입각하여 지배세력을 중심으로 한국사를 바라보는 역사관을 수립했다. 이는 민중을 한국 역사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식민지와 분단, 전쟁을 거친 한국사의 가능성을 세계적 보편성 속에 자리매김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역사철학적 개념인 자유를 정치제도에 결부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This paper examines the theoretical foundations of Lee Ki-baek’s historical studies and the characteristics of the concepts of people and people. On the basis of Lee’s studies, there was a theory of historicism that developed around Germany. Giambattista Vico, located at the origin of historicism, criticized the positivist trend of natural science and suggested a new perspective on history centered on human free will, which later passed through Germany and Japan to Lee. Lee criticized various existing historical views, including Japanese colonial history, and established a historical view of Korean history based on historicism. This was to present the people as the main characters of Korean history and establish the possibility of Korean history through colonization, division, and war in the global universality. However, he moved toward emphasizing the legitimacy of the Republic of Korea by linking freedom, a historical philosophical concept, to the political syst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