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계몽기 이래 ‘국문, 국어’에 관한 다양한 담론들이 쏟아져 나왔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러한 논의들은 대개 근대적 국민국가의 수립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었다. 그러나 1920년대 후반이 되면 이러한 경향의 언어 연구에 대한반성과회의가나타나게된다. 일본을경유해도래한 서구의근대언어학은운동적 차원에 머무르던 조선어 연구를 ‘과학’의 이름으로 준엄하게 비판하며, 언어에 함부로 개입하지 말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의 객관 사물로 관찰하고 기술하라고 다그쳤다. 조선어에 대한 문법 기술과 그 사적(史的) 기원에 대한 탐구는 바로 그 ‘과학적’ 언어 연구가 담당해야 할 주된 영역이 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와 같은 1920~1930년대의 조선어 연구를 ‘언어의 소외’라는 개념을 통해 살펴본다. ‘언어의 소외’란 언어를 인간의 구체적인 발화행위로부터 독립한 실체로 다루는 근대적 언어 인식을 말하는데, 이는 언어를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로 보는 관점에서나 언어를 민족정신의 정수로 보는입장에서나 공히 취하고 있는 관점이라는 것이 이 글의 기본 가정이다. 2장에서는 안확의 주시경 비판으로 인해 촉발된 논쟁을 통해 당대의 조선어 연구자들이 ‘과학적’ 언어 연구란 과연 어떠해야 한다고 보았는지, 그리고 거기에 내재한 곤란함은 무엇이었는지를검토했다. 3장에서는좌우를막론하고 당대에상식처럼통용되던한국어 계통론 역시 ‘언어의 소외’라는 근대적 인식의 한 전형이었음을 살펴보고 그것이 함의하고 있는 바를 살펴보았다.
Since Enlightenment values and modernity reached Korea, there has been a torrent of varied discourses on “Korean literature and Korean language,” and most of these discussions, whether intentionally or not, have been deeply related to the task of establishing a modern national state. In the late 1920s, however, some began to reflect upon this trend of language research, becoming skeptical. The modern linguistics of the West, which arrived via Japan, criticized the existing study of the Korean language, proposing instead a ‘scientific’ approach. This attempted to observe and describe the Korean language objectively, without interjecting arbitrary assumptions. Grammatical description and exploring the historical origins of the Korean language has since become the main area for such scientific language research. This paper examines the study of the Korean language during the 1920s and 1930s, using the concept of ‘alienation of language.’ This methodology treats language as an entity independent from specific human specific speech acts, which is applied from two distinct perspectives: language as a simple tool of communication, and language as the essence of the national spirit. This paper then examines what form Korean language researchers of this period thought scientific language research should take, and the controversy triggered by Ahn Hwak’s criticism of Ju Si-gyeong. Finally it considers Korean lineage theory, which was widely understood to be common sense at the time, regardless of political orientation: this is used as a model for the modern perception of ‘alienation of language,’ and its implications are exami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