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신문」 속 서사문학의 흐름을 보다
이 책에서는 「황성신문」의 다양한 지면을 통해 발생·분화의 과정을 겪었던 서사문학의 흐름과 특징을 구명하면서, 단일매체의 통시적 관점에서 근대서사의 발생과 형성과정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는 근대매체 「소설」란의 발생이 단순히 서구나 일본 정론지의 영향뿐만 아니라, 전통 산문양식의 차용과 변용 및 독자층의 확대, 국내 출판운동 등의 내적 준비과정을 거쳤음을 증명하려는 의도였다. 따라서 본서는 「황성신문」 소재 서사작품을 중심으로, 근대서사의 발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기존 산문양식이나 문헌자료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황성신문」의 창간부터 폐간까지 12년간 전개되었던 서사문학의 종합적 검토를 시도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황성신문」의 서사문학을 크게 단형서사와 장형서사 부분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추후 전개되는 서사문학의 양상에 대해서도 조망하였다.
지금껏 「황성신문」의 서사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존 「황성신문」의 논의들은 대부분 신문에 연재된 개별 작품에만 초점을 맞추었는데, 연재물간 표기수단·문체·주제의식 등의 유기적이지 못한 혼란함이 지엽적인 연구의 흐름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면모는 근대 전변기에 전개된 서사문학의 공통된 흐름이자 특징으로, 전통의 굴절과 다층적 전개과정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시기의 서사문학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면 속에서 발생과 분화, 소멸을 반복했던 서사문학의 존재와 상호 영향관계에 대한 검토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본서가 근대시기(1898∼1910) 다채로운 서사문학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텍스트로서, 「황성신문」을 선정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