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상주 지역사회의 변화를 통해 일제 식민지배의 실체상을 읽어내는 책. 일본 도시샤 대학교수 이타가키 류타는 근대에 들어 상주 지역사회가 재편되어 가는 가운데 근세 이래의 역학이 지속되면서, 식민지기 한국 지역사회 내에서 근세와 근대가 절합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규명하였다.
1장에서는 읍 사회의 기본적인 조건에 대해 살펴본 다음, 근세의 지역엘리트인 사족 및 이족의 위치를 동태적으로 파악하였다. 2장에서는 식민지 행정이 지역사회를 어떻게 재편했는가를 살핀 뒤, 일본인 식민자가 상주에 들어오는 양상과 읍내라는 지역이 조선조의 행정적 취락에서 시가지로 변모해 가는 양상을 검토하였다. 3장에서는 식민지기 지역엘리트의 전환에 대해서 살폈다. 4장에서는 상주 지역사회에서 초등교육의 전환을 다루었다. 5장은 이상에서 기술한 바와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일상의 경험이란 어떠한 것이었는가에 대해, 한 농촌청년의 일기 기술을 따라가며 검토하였다.
이 책의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식민지기의 근대를 근세의 지속과 변용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식민지근대'를 둘러싼 일련의 연구사에 있어서 중요한 도달점으로서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둘째, 고찰 대상을 읍에 맞춤으로써, 예컨대 서당의 공간적 구조 등을 비롯하여 한국 전체라는 규모에서 고찰할 경우 좀처럼 그려내기 어려운 문제를 밝히고 있다. 셋째, S씨의 일기를 비롯해 한문사료, 학적부, 일기 등 방대한 사료를 발굴해 냈다는 점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