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폭력적인 근대 일본의 '국어' 이데올로기의 모순을 지적하며 1996년 일본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저작. '국어' 개념의 성립과 전개를 축으로 하여, 근대 일본의 언어 인식의 근저를 새롭게 밝히고자 했다. 한국인 학자가 일본어로 쓴 책으로, 1996년 이와나미서점에서 출간되어 이듬해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했다.
'일본'에 살고 있는 '일본인'은 동일한 '일본어를 말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러한 담론은 일본이 근대 국민국가로서 구축되어 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담론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국어라는 사상'이다.
근대 일본에 있어서 '국어'는 강력한 정치적 장치였다. '국어'라는 이름 아래에 국내에서는 표준어 교육에 의한 방언 억압, 식민지에서는 이민족에 대한 동화 정책, 점령지에서는 일본어 교육에 의한 황도정신(皇道精神)의 선포가 행해졌다. '국어(일본어)'에 의하여 '일본정신'을 이식하고, 순종적이고 동질적인 '신민'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언어 이데올로기가 이 과정 전체를 관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