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적인 국민국가의 건설에서 ‘ 국어 ’ 라는 통일적 표준형의 형성 과정이 필수적이었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과도 같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표기법의 확립과 표준어의 확정이며 사전 편찬은 이 두 가지를 전제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읽고 쓰기의 영역에서 표기법과 표준어의 문제는 불가분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예컨대 <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 총론에서는 “ 한글 마춤법 (綴字法)은 표준말을 그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으로써 원칙을 삼는다.”고 하여 그 대상을 표준어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철자법은 처음부터 표준어 (“현재 중류 사회에서 쓰는 서울말”) 이외의 지역적 계층적 변종을 배제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표기법이 표준어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지역적 변이형을 사용하는 이에게는 자신의 말로 공적인 글쓰기를 할 권리가 사실상 박탈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균질적 단일언어사회’를 지향하는 근대의 국민국가에서 이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일이다. 그러나 남북 통합이라는 시대적인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 이는 결코 간단치 않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 언어적 근대 ’ (어느 하나를 표준형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라는 상식 앞에서 ‘ 평화 공존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며 공존해야 한다) 이라는 또 다른 상식은 설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앞서 언급한 ‘ 균질적 단일언어 사회’ 라는 관점에서 ‘언어적 근대’가 제기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과연 그러 한 문제를 극복한다는 것이 가능한지를 남북 언어의 통합을 목표로 하는 《겨레말큰사전》의 편찬 방침과 관련하여 살펴보았다.
It is now almost a common sense that the development of a unified standard ‘national language’ was essential for the construction of a modern nation-state, and what played a key role in the process was the establishment of orthography and the decision of the standard language. It becomes possible to compile a dictionary on the base of the above two matters. In particular, the matters of orthography and the standard language are inseparable from the reading and writing sections. The fact that the orthography deals with only the standard language means that the people who use regional variations are deprived of the right to write publicly in their own language. Of course, it is accepted naturally in a modern nation-state aiming at a ‘uniform monolingual society’. However, such a policy may raise complicated problems for Koreans who are facing the challenge of our time which is the integration of North and South Korea as there is no room for the common sense of ‘peaceful coexistence’ (of North and South Korea recognizing each other) if we pursue ‘linguistic modernity’ (which needs unification by either language as the standard type). This study has reviewed the problems raised by ‘linguistic modernity’ from the viewpoint of the aforementioned ‘uniform monolingual society’ and examined if it will be possible to overcome the problems in relation to the policy on the compilation of Gyeoremal-Keunsajeon which is aiming to integrate the language of North and South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