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대한민보』 소재 시조를 대상으로 사용된 물명을 유형별 분석하여 근대계몽기 시조가 문명개화와 애국계몽 및 자주독립을 주제의식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경로를 고찰한 글이다.
『대한민보』는 물명과 연관된 매우 다양한 백과사전적 내용을 지면상에 게재했다. 그 예로 들 수 있는 것은 「신래성어문답」, 「이훈각비」, 「명사집요」, 「사전연구초」 등이다. 이들을 통해 『대한민보』가 물명에 많은 관심을 견지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고, 시조에 활용된 물명의 분석을 통해 근대계몽기 시조의 주제의식을 파악해야하는 당위성을 획득할 수 있다. 『대한민보』 소재 시조에 활용된 물명 분석의 결과로 ‘공간’, ‘기상현상’, ‘인물’, ‘동식물’, ‘기기’, ‘집물’이라는 큰 항목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는 다시 주제의식에 기여하는 역할에 따라 ‘공간과 기상현상’, ‘인물과 동식물’, ‘기기와 집물’군으로 묶을 수 있었다.
그 결과 ‘공간’ 관련 물명들은 국권상실의 상황을 보여주면서 그 회복의지를 다지는 목적지로 기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기상현상’ 관련 물명들은 당시의 엄혹한 현실 상황을 드러내면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희망을 나타낸다. 결국 ‘공간’과 ‘기상현상’ 관련 물명들은 근대계몽기 ‘자주독립’의 주제 의식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물’ 관련 물명들은 국권상실의 현실을 인식한 자아를 반영하고, 긍·부정의 인물을 돌아보며, 과거를 반추함으로써 ‘애국계몽’의 의지를 고양하고 있다. 또한 ‘동식물’ 관련 물명들은 우리 문학의 전통적 상징 기능을 담보하고, 암울한 현실을 비판하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가 ‘애국계몽’임을 강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기기’ 및 ‘집물’ 관련 물명들은 서구로부터 유입된 신문물과 전통적 물명을 모두 활용함으로써 근대계몽기의 풍속과 삶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국권상실의 현실을 타개하고, 자주독립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문명개화’가 하나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제의식을 물명을 통해 명확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