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국일본이 행한 식민지 조사의 축적과 경험 위에 작성되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시기에 사쿠라이는 경성제대 연구실 한편에서 그간 수집한 조선관련 문헌을 쌓아놓고 이를 하나하나 펼쳐보며 그 서지사항과 중요한 특성을 원고지에 옮겨 적는 작업을 매일같이 행했을 것이다. 그 느리지만 켜켜이 쌓여가는 원고지의 무게야말로 식민지를 짓누르는 제국의 학문적 권위에 다름 아닐 터이며, 긴 시간이 흐른 오늘날에도 그 무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