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어의 변화 속에 담긴언어 계도의 노력들
근대 한국어의 다양한 변이 양상은 현대 한국어에도 여전히 지속적으로 일어나며 때로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그 스펙트럼은 점차 줄어드는데, 그 까닭에는 근대 한국어 변화의 배경에 언어를 일정한 방향으로 계도해 가고 발전시켜 가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한문 중심 언어 질서의 붕괴가 낳은 다양한 가능성은 ‘근대’라는 규범화와 획일화라는 전체주의적 발상 앞에 하나로 묶이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국권 상실 상황에 소멸 위기에 처한 한국어는 민간 주도를 통한 어문 규범의 통일, 표준어의 확립을 통해 언어의 소멸을 막고 나아가 민족 상실을 막고자 하는 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어의 변화라는 원심력이 언어 공동체 수립이라는 구심력과 만난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기록으로 뒷받침되는근대 한국어의 이모저모
제1부 ‘근대와 근대어’는 서론격으로 한국어의 변이가 갖는 위상을 점검한다. 한국어의 근대가 언어 변화라는 측면에서 어떤 보편성과 특수성을 갖는지 추적함으로써 이후 논의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마련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근대 한국어의 변화에는 민간 주도의 계도적 노력이 숨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성장한 민족 의식에 대해서도 탐구한다.
제2부 ‘근대어와 표기’에서는 한글의 사용이 확대되면서 직면하게 되었던 표기상의 문제들에 대해 논의한다. ‘1음절 한자어+하다’나 숫자표기, 표기 규범의 통일에 대한 조선어학회와 ?동아일보?의 차이들을 살핌으로써 표기법 통일을 통해 근대국가 수립에 대한 열망을 읽을 수 있다. 제3부 ‘근대어와 문체’에서는 국한문체와 국문체의 관계 및 서로 다른 장르 간의 문체적 차이에 대해 살펴본다. ?대한매일신보?, ?시문독본?,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다양한 잡지, 신문 등의 문체를 통해 본격적인 근대 한국어 변이 양상을 살펴본다. 제4부 ‘근대어와 문법’에서는 문법 개념의 발달과정, 문체와 문법의 관계, 문법서에 기술된 문법과 실제 언어생활 속의 문법의 차이에 대해 검토한다. 특히 제4부는 한국어 문법에 대한 거시적 탐구를 통해 한국어학자들의 문법 개념과 이를 통한 현대 문법에의 전승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