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소설의 이념과 윤리를 연구한 책. 일제 강점기였던 1930년대 한국소설의 주류는 리얼리즘 소설과 모더니즘 소설이었다. 리얼리즘 소설은 사회적 분열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인간학적 질병을 다루는 소설 장르이고, 모더니즘 소설은 집단적이고 이념적인 연대가 불가능한 시대의 인간학적 징후를 그린 장르이다.
한국사가 압축과 혼돈, 격렬한 자기부정의 역사이었듯이, 리얼리즘 소설과 모더니즘 소설 사이의 관계 역시 대립과 충돌의 관계였다. 이 둘 사이의 변주는 당대 한국소설사를 화려하게 수놓으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소설의 창작이나 이해에 있어 하나의 전범이 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1930년대 한국소설의 두 주류를 이념과 윤리라는 개념을 통해 살펴보며, 당대 소설사의 논리와 그 속에서 내연되고 있는 문학적 파토스를 파헤친다. 당대 소설사의 흐름 속에서 리얼리즘 소설과 모더니즘 소설이 갈라지고 합치는 지점을 당대 한국사회가 맞닥트리고 있던 현대성의 논리와 특유의 소설사적 안목으로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