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조선에 가한 폭력과 차별에 관한 보고서
과거 일제는 식민지 조선을 향해 전방위적으로 차별과 폭력을 일삼았다. 이들은 먼저 배움의 터와 노동의 현장에서 조선인들을 부당하게 대우했다. 당시 초등교원들은 조선총독부의 관료 신분이었음에도 민족 차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적정한 노동 시간을 빈번히 보장받지 못했고,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일본인 교원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아야만 했다. 교내의 여성들은 남교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성차별과 성폭력을 당했다. 하지만 누구도 피해자를 온전히 피해자로 간주하지 않았고, 이 문제를 개인의 도덕성이나 연애 문제 정도로 치환했다. 일제의 폭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조선인의 문화와 생활 방식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조선인의 고유한 장법을 폐기하였고, 그들이 애도하고 슬픔을 공유할 기회를 박탈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통치에 반하는 모든 저항 세력을 막기 위해 ‘치안유지법’을 제정하여 조선인을 무자비하게 투옥했다. 이때 많은 독립투사들이 잔혹하게 고문당하고 목숨을 잃기까지 했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이 겪었던 구조적인 폭력과 차별을 적나라하게 들춘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뒤틀린 사회 구조에 순응하며 출세를 지향한 인물들이 있었고, 위험을 무릅쓰고 일제에 저항하고 대립했던 인물들도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만행을 저지른 일본인과 그들의 편에 섰던 조선인에게는 분노를, 가진 것을 포기하며 폭력에 맞섰던 이들에게는 경의를 표하게 된다. 해방 이후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차별과 억압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차별과 폭력의 총구가 이제는 같은 민족을 향해 있다는 사실이 가슴을 더욱 미어지게 한다. 작금의 상황에서 우리 민족의 통탄한 식민사를 되짚어 본다면, 현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폭력을 인식하고 개선해 나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발간사
자괴감과 자부심 사이 ― 일제강점기 초등교원으로 살다 _김광규
일제강점기의 ‘스쿨미투’ _김광규
근대의 화장술, 화장 _정일영
사상 사건과 치안유지법의 탄생 _전명혁
‘101인 사건’과 치안유지법 _김국화
우생학, 과학에서 미신의 경지로 _정일영
1930년대 정다산 기념사업의 재조명 _조형열
노동자의 시각으로 본 원산총파업 _현명호
외국 석유회사의 조선인 노동자 _현명호